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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글을 쓰는 작가들이 함께 동화 같은 여행을 떠났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발트 해 연안에 위치해 ‘발트 3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는데, 발트 해가 어디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나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하기 전까지 이들 국가는 지도 상에 존재치 않았다. 1990년 즈음을 기점으로 갑자기 많은 나라들이 쏟아졌다. 독립 국가들이 민족이 다르고 문화가, 언어가, 모든 것이 다르다는 걸 알고 나서는 기겁을 했었다. 어찌 이토록 이질적인 존재를 하나로 만들려는 시도를 했단 말인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독립도 각자가 지닌 고유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세 국가의 매력을 좇아 책을 넘겼다. 수많은 여행 책자들이 서점을 가득 메우고 있음에도 굳이 이 책을 고른 까닭 중 하나는 결코 이들 나라를 방문치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덴마크, 독일, 스웨덴, 러시아 등 강대국들로부터 차례로 지배를 받은 나라. 식민지 경험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와 꼭 닮은 꼴을 하고 있었다. 미천한(?) 역사를 지녔다는 판단 때문에서인지 똑같이 발트 해를 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들은 발트 해와 엮이는 걸 거부한 모양이다. 핀란드의 경우에는 스스로 격렬히 거부한 끝에 ‘발트 4국’으로 불리다가 어느 순간 탈퇴(?)에 성공했단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모든 것을 낮게 평가할 이유는 없었다. 우선 그들은 스스로 자유를 쟁취했다. 소련의 힘이 약해져 더는 강제로 타국을 지배할 수 없게 되었다는 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난 그들이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더욱 이끌렸다. 리투아니아 십자가 언덕을 가득 메운 십자가 행렬을 떠올려 본다. 전염병이 돈다는 헛소문을 퍼뜨리고, 도로를 폐쇄하는 등의 조치로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피어나는 열망을 막지 못했다. 탈린에서부터 리가, 빌뉴스에서 형성된 620km의 인간 사슬. 그들이 외쳤던 바바두스! 브리비바! 라이스베스! (자유). 이를 알면서도 그들의 역사를 미천하다 평하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유럽의 많은 나라가 그러하듯 발트 3국 또한 중세의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었다. 지정학적 위치가 중요한 만큼 스웨덴, 러시아 등 제3 국에서 이 지역에 세운 건물이 다수였음에도 그들은 이 또한 자신의 역사로 이해하고 보존했다. 구시가지를 거닐면 조금은 특별한 시간 여행이 가능하지 싶었다. 누군가가 되짚었듯 꼭 유명 관광지가 아니어도 좋을 듯했다. 동시에 발트 3국에는 파괴되지 아니 한 자연이 있었다. 인구 수가 얼마 되지 않아 자연과의 공존이 가능했던 것일까. 매번 부러운지라 그 이유를 알고 싶지만 정확한 답의 도출에는 언제나 실패한다. 어쩌면 가치관이 다른 것일지도.발트 3국은 지난 역사를 딛고 이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중이다. 노력의 일환으로 유럽연합(EU) 가입을 하기도 했다. 유럽의 다른 국가와 하나로 묶인다는 건 여러 의미를 지닌다. 그들 사이에는 관세가 없을 것이요, 지금보다 더 활발한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얻는 게 있다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자국 고유의 통화(currency) 대신 유로(euro)를 사용해야 한다. 어쩌면 유럽의 이익을 위해 자국의 목소리는 조금 덜 내야 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덜 발달되었다는 평을 받는 발트 3국 입장에서는 그 과정에서 소외감을 겪을지도 모른다. 이미 사람들은 자신들의 갈 길이 멀단 사실을 알고 있다. 한 때 강대국이었다는 리투아니아는 더더욱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가며 언제 즈음 자신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를 묻곤 한다. 지금보아도 웅장한 성곽 등은 과거의 산물이다. 서울을 휘휘 감고 있는 도성을 볼 때마다 난 건설 과정을 떠올리곤 한다. 괴로웠을 사람들, 그들 위에 군림했을 지배자들. 두 집단 사이에서 읽어낼 수 없는 낭만. 발트 3국 사람들은 부디 간직했으면 좋겠다. 신학기를 맞이하여 꽃 한 송이 들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수줍은 마음, 평생을 성문지기로 살다간 토마스 할아버지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 등이야말로 오랜 시간이 흐르더라도 지켜내야 할 발트 3국만의 무언가 일 것이다.
유럽이지만 어쩐지 우리와 닮아 있는 발트 국가, ‘발트의 길’ 위에서 사유하는 여행 인문학작가들이 쓴 동화 같은 여행 에세이 동화를 보는 듯 아름답고 아련한 이야기, 철학적 사유가 그윽한 인문학 책 발트의 길을 걷다 는 다섯 명의 작가들이 발트3국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적은 여행 에세이다. 다섯 작가 모두 어린이청소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다. 이들은 동시, 동화, 청소년 소설 등 여러 권의 작품으로 어린 독자들을 만났지만, 실은 성인, 즉 부모와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들의 작품은 쉽게 읽히면서도 그 속에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생각해 봄직한 중요한 메시지를 잘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처음으로 어린이 독자가 아닌, 성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에세이를 출간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작가들의 동화적 상상력과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일반 사람이라면 스쳐 지나갈 수 있는 풍경에서 놀라우리만치 깊이 있는 사고를 끌어낸다. 가이드가 내뱉은 일상적인 말 한마디에 꼬리를 물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역시, 작가!’라는 탄성이 나올 법하게 유명 관광지에 얽힌 전설을 마치 동화를 읽듯 아름답고 아련한 이야기로 전하기도 하고, 그 나라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여행을 매개로 사람과 삶을 관찰하는 편안한 에세이이자 역사책이며 철학적 사유가 그윽한 인문학 책이다. 작가들은 차이코프스키 의자에서 인생의 휴식을 말하고, 사과나무에서 우리의 교육을, 비타우타스 다리 위에서 내가 살아온 인생의 시간을, 국경을 넘으며 난민을 떠올린다. 또한 라트비아 리가에 있는 건축물 ‘캣 하우스’를 보며 강화도에 있는 ‘전등사’와 연결시키고,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구시가지를 돌며 조선인 노동자들의 지옥섬 ‘군함도’를 이야기하며 낯선 여행지를 바로 우리 곁으로 데리고 온다. 사방으로 뻗은 생각의 가지를 좇으며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열망과 동시에 가슴 뜨거워지는 울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01 에스토니아
발트의 길을 걷다 _ 박혜선
어린 날의 우상 _ 박혜선
마음을 건네는 방법 _ 이묘신
의자를 준비하세요 _ 박혜선
길 위의 시인 _ 이묘신
02 라트비아
해학으로 빚은 집 _ 오미경
일상으로의 초대 _ 이금이
룬달레 룬달레 룬달레 _ 이묘신
투라이다의 장미 _ 오미경
03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백골 _ 이금이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_ 이종선
열망의 무게 _ 오미경
진정한 리더가 그리운 시대_ 이종선
정령들의 숲 _ 이종선
국경이 들려준 말 _ 이금이
작가의 말_ 다시, 여행의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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